2000년대 한국에서 과학자가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거느렸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서울대 황우석 박사다
줄기세포 기술의 세계적 연구자로 소개되며 연일 뉴스에 등장했고, 당시 한국 과학기술의 위상을 상징하던 인물이기도 했다
“다시 걷게 해 주겠다”는 그의 발언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충격을 동시에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연구 조작 논란으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 속에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졌고, 지금은 해외에서 복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넷플릭스 다큐 <킹 오브 클론>이 추적한다

클론(clone) 뜻
1) 생물학적 복제, 2) 동일한 복제품을 의미하며 다큐는 황우석 박사를 ‘King of Clone’, 즉 복제 기술의 정점에 있었던 인물로 조명하면서 시작한다
중동 연구소와 복제견들
다큐 속 중동의 황우석 박사 연구실에는 수많은 복제견이 등장한다 개는 유전적 변이가 많아 복제 난도가 매우 높은 동물인데, 박사는 이를 수백 건 이상 성공했다고 말한다
개 복제가 가능하다는 건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포유류 복제가 가능하다는 의미와 가깝기 때문에 중요하다
다큐에는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다시 키우는 알렉산더 루벤 박사의 사례도 나온다
그는 “복제견은 이전의 개와 거의 동일한 성격과 행동을 보인다”라고 말하며 동일한 환경과 동일한 주인 아래 자라기 때문에 유전적 특성이 거의 그대로 발현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낙타 ‘마브르칸’의 11마리 복제
황우석 박사는 10년 전 죽은 중동의 최고가 관상용 낙타 ‘마브르칸’ 역시 11마리로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돌보던 수의사는 “우리가 지금 뭘 해낸 것인가”라고 중얼거리며 복제 기술이 가져온 충격을 전했다
그는 이어 “딸을 복제할 수 있다면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YES라고 답하지만, “내 유전자를 누군가 복제하려 한다면 NO라고 할 것”이라 말하는데 이는 복제가 남겨진 자의 슬픔을 달래는 기술인지, 혹은 인간의 존엄을 침범하는 기술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다
다큐가 설명하는 복제 원리
복제 기술과 줄기세포의 기본 개념도 간단히 소개된다
- 난자의 핵을 제거 후
- 복제하려는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삽입한다
- 전기 자극을 주면 이는 수정란처럼 분열을 거쳐
- 이 유기체는 다양한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 줄기세포’가 된다
이 기술이 당시 왜 혁신적이라 불렸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 <아일랜드>와의 연결
2005년 한국에서 흥행했던 스칼렛 요한슨·이완 맥그리거 주연 영화 <아일랜드>는 부자들의 장기 대체용 복제 인간을 다루는 작품이다
당시 헐리웃보다 한국에서 특히 더 큰 반응을 얻은 이유는 황우석 사태와 맞물려 복제·생명공학 기술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과학과 윤리 사이에서
다큐는 황 박사의 몰락을 단순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이 인간의 생명과 어디까지 닿을 수 있는가, 복제된 존재는 ‘진짜 나’인가, 죽은 이를 복제해도 되는가, 그 경계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질문을 집요하게 다룬다
황우석 박사가 걸어온 길을 통해 우리는 생명과 기술의 미래,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