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의 영화 <천 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이 추석 시즌 개봉했다. 개인적으로 강동원은 이런 판타지 영화에 참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특히 강동원의 대표작이라고 불리는 전우치, 검은 사제들이 대중의 흥행에 성공하며 판타지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이미지가 심어졌다. 오늘은 언급된 강동원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인 <검은 사제들> 리뷰를 하려고 한다.

두 명의 신부와 한 소녀
이 영화의 줄거리는 한 소녀의 뺑소니 사고로 시작한다. 고등학생 '영신'은 교통사고 이후 이상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두 명의 신부가 나선다. 영신의 이상 증상은 '장미 십자회'가 한국에 와서 찾으려고 했던 악령이 몸에 들어간 사고로 인한 빙의였고, 영신의 몸에 들어간 악령을 퇴치하기 위해 두 명의 구마 사제는 기도와 의식을 진행하며 그 과정에서 악령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
신참 사제와 베테랑 사제
영화의 줄거리에서 거론되었듯이 신부는 총 두 명이다. 베테랑 구마 사제 김범신 베드로 신부와 신학생 최준호 부제의 조합은 그 밸런스 만으로도 극을 흥미롭게 이끈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초창기 원작이었던 영화 <12번째 보조 사제>처럼 최준호는 악령 퇴치를 위해 무려 12번째로 나서게 된 사제이다. 그는 아직 신부라고 하기에는 어렵고, 신부를 준비하는 신학생이기 때문에 아직 보조 사제가 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관객들은 그가 두려움에 맞서 구마 의식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응원의 마음을 갖게 된다. 반대로 12번까지도 바뀌고 있는 보조 사제들을 이끄는 김범신 신부는 악령에 씌인 소녀 '영신'과의 추억으로 그녀에 대한 연민과 함께 악령을 붙잡고 있는 그녀의 노력을 가여워하며 시니컬하지만 참담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구마 의식에 임한다. 이러한 베테랑과 초짜 콤비의 조합을 보통 영화에서 즐겨 다루는 소재이긴 하지만 퇴마라는 주제의 콤비 조합은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두 배우의 밸런스도 극과 배역에 잘 맞는다. 판타지에 특화된 강동원의 사람 같지 않은 뛰어난 외모는 관객으로 하여금 극의 판타지적 요소를 더하며 퇴마라는 소재를 잘 받아들이게 하면서 동시에 김윤석의 현실감 있는 연기는 마냥 판타지스럽지 않은 현실성을 주면서 극이 너무 뜨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준다.
어두운 골목에서의 기도
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명동거리 골목에 악령에 사로잡힌 영신이 있다. 최 주제는 악령 퇴치에 필요한 도구들을 챙겨 명동 거리의 좁고 어두운 골목에 도착한다. 그리고 두 신부는 앞으로 행해질 구마 의식을 앞두고, 안녕을 기원하는 기도를 나눈다. 두 사람이 간신히 서있을 수 있을만한 골목 가운데 틈으로 카메라는 대로변의 밝은 조명 속에서 이 일과 전혀 상관없이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비춘다. 우리가 이렇게 매일을 다름없이 살아갈 때 어둠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하나의 컷으로 보여주는 감독의 역량과 센스가 돋보인다. 이후로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등 종교적인 공포 미스터리 소재를 계속 다루며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