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대한 리뷰는 꼭 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지 어떤 감상을 남겼을지 많이 궁금해한 영화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생충은 한국 최초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이다.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 소감처럼 1cm 자막의 벽을 깨고, 할리우드의 상징인 오스카의 대상 격인 작품상을 수상하다니 한국인으로 무척 감격스러운 일이다.
이례적인 일인지 기생충 해외반응, 외국인 반응에 대한 유튜브 콘텐츠의 조회수도 높은 걸로 봐선 K 콘텐츠, K 문화에 대한 관심은 즐겁다. 비록 최근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이선균의 마약투약에 대한 사실 여부로 연예뉴스가 매우 시끄러운 것도 사실이다. 극 중 부자 아빠 역할을 했던 이선균은 극 중에 설정된 계급차를 보여주듯 일반인은 가보기도 어려운 1회 테이블 세팅 및 비용이 1천만 원이나 하는 유흥주점의 단골이었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상반된 두 가족
빛이 들지 않는 반지하에 바퀴벌레처럼 사는 가족이 있다. 방역차가 반지하 창문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우리도 소독해야 한다며 소독약을 들이마시는 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에게 오랜만에 아르바이트 자리 제안이 왔다. 기우의 친구가 연결해 준 고액 과외를 하기로 한 대저택에 방문한 기우는 뻔뻔스럽게도 명문대 졸업증을 만들어 과외 자리를 기세 하나만으로 얻게 되고, 자연스럽게 대저택에서 필요한 다양한 일자리들을 가족들에게 소개한다. 말 그대로 가족 전원이 대저택에서 근무하게 되는 괴상하고, 유쾌한 스토리로 흘러간다.
하지만 저택 주인들이 캠핑을 떠나 그 빈집을 제집처럼 누리고 있던 가족들은 억수 같은 빗속을 뚫고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전반부와는 다른 무드로 변주되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진행된다.
코믹, 스릴러, 범죄, 가족 드라마
이 영화의 장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초반 할리우드 토크쇼에 봉준호 감독이 초대되어서 영화 소개를 해달라고 했을 때 봉 감독이 말도 안 되는 장르를 언급하며 이런 영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대체 봉 감독이 뭘 찍고 있는 거냐 하고 의아해했는데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정말 봉 감독이 말도 안 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이런 심포니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영화는 2시간 내내 코믹, 가족 드라마, 범죄, 스릴러로 다채롭게 변주된다. 실로 이러한 장르의 영화는 본 적이 없는 기분이다. 하나의 장르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기에 2시간은 제한된 시간일 수 있는데 봉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지휘를 하며 각 캐릭터, 스토리, 그리고 마지막 메시지까지 아낌없이 전달한다.
전 사회를 관통하는 계층 문제
다양한 장르적 특성에 더불어 한국적이기도 한 이 영화가 어떻게 전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었을까?
바로 모든 사회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 계층의 양극화는 해가 지날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젊은 세대들의 리볼빙 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는 기사가 있다. 오늘날과 같은 초 SNS 시대에서 내가 벌어서 쓸 수 없다면 빌려서라도 쓰면서 행복한 삶을 즐기겠다는 세대들과 축적된 부를 더 늘리는 기존 기득권층의 대물림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사회의 깊은 골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기에 계급과 계층의 불편한 블랙 코미디에 모두 기생충을 극찬했다.
크랩 효과라는 현상이 있다. 한 바구니에 게들을 넣으면 집게로 바구니를 나와야 할 게 들이 한 마리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게 한 마리가 위로 올라가면 아래에 있는 게 들이 끄집어 내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를 기득권에 저항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 그 분노는 수평으로 같은 계급 혹은 그 아래 계급으로 향한다. 돌봄 식권 카드를 받아 돈가스를 사 먹는 저소득층 아이를 보고, 저소득층 아이가 고급스러운 음식을 사 먹어도 되느냐며 항의를 하는 사례도 있었다. 나보다 부족하고, 못나 보이는 사람이 특혜를 누리면 안 된다는 이기심이 만연하다.
영화에서 주인공 기우가 저택 딸 다솜에게 파티에 참여하기 전 '나 어울려?'라고 물어본다. 기우가 보기에 여동생 기정은 고급 저택의 욕조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지만 자신에 대한 의심은 있었다.
각 계층에 맞는 사람이 있을까? 사회가 그리고 타고난 환경이 그 사람이 그곳에 있게 했을 뿐이다. 계획 없이 하루를 살아간 기택의 가족이 맞게 되는 비극은 영화가 끝나고도 짙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