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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힐: 동화같은 러브 스토리

by 나헤이 2023. 11. 11.


절절한 로맨스 바이블 영화인 <러브 어페어> 리뷰를 하고 나니 이제 로맨틱 코메디 바이블인 영화를 리뷰하고 싶었다. 신데렐라 스토리 이지만 남여 주인공의 포지션이 완전 바뀐 그래서 많은 로맨틱 영화에 영향을 준 노팅힐이다.

 


노팅힐에서의 만남

영국 '노팅 힐'에서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남자 주인공 태커는 우연히 서점에 들른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 애나를 만나게 된다. 작은 사건으로 그는 그녀를 집에 초대하게 되고, 고마움의 입맞춤으로 그는 그녀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태커를 자신이 머무는 호텔에 초대한 애나를 만나기 위해 태커는 임기응변으로 자신을 기자라고 소개하고, 모든 잡지사의 인터뷰를 마친 그녀는 태커와 친구들과의 저녁식사에 함께한다. 점점 서로에 대한 호감을 쌓아 가고 있는 두 사람. 하지만 악의적인 기사를 피해 잠시 머물렀던 남자 주인공의 집에 기자들이 들이닥치며 그들은 순식간에 오해가 쌓인다. 그녀가 영국에 왔을 때 오해를 풀려고 다시 찾아간 태커가 마주한 건 애나의 미국 남자친구였고, 둘의 오해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 오해를 풀기 위해 서점으로 찾아와 사랑을 고백하는 애나에게 태커는 답해주지 않았고, 잠시 후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태커는 언론 기자 회견장으로 애나를 보기 위해 찾아간다. 그곳에서 서로 눈이 마주친 두 사람, 그리고 마침 애나에게 언제까지 영국에 있을 거냐는 질문을 받게 되고,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평생"이라고 말하며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신데렐라 스토리

시크하고 괴짜 무드의 영국 배경과 그리고 아메리칸드림의 실제로 그녀가 아메리칸 스위트하트이기도 해서 베스트 캐스팅이었던 요 영화는 사랑스러움의 범벅이다. 책방 주인으로 나오는 휴 그랜트의 수더분하지만 매력 있는 모습과 누가 봐도 연예인에 매력적인 줄리안 로버츠의 케미스트리가 이 영화를 몇 번이고 재탕하게 만든다. 실제로 이 영화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90년대 작이라서 지금 여러 번 보게 되면 약간 지금 유행하지 않는 오래전 영어를 쓰는 사람이 돼서인지 지금은 교재처럼 안 쓰이긴 하지만 예전에는 많이 썼다. 영어 교재로 쓸 수 있는 영화 및 드라마는 첫째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몇 번이고 돌려보고, 들어야 하는데 재미가 없다? 그러면 탈락이다. 이 영화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온다 그래서 더 아이러니하다. 줄리안 로버츠가 할리우드 스타덤에 오른 영화가 귀여운 여인이었다. 말 그대로 그녀는 화류계 여성이 회장님과 사랑하게 된 신데렐라 스토리의 여주인공이었다. 지금은 반대의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그녀 스스로 왕자가 되어 신데렐라인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부분이 관객들에게는 트위스트 된 부분이라고 느끼며 오히려 재미로 다가온다. 언제까지 영국에 있을 거냐는 기자 회견에서의 기자 질문에 영원히 있을 거라며 큰 눈과 시원한 입매로 남자 주인공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그녀의 미소는 눈물이 날 정도로 해사했다. 이러한 해피엔딩은 언제나 필승이다.

 

솔직함의 힘

예전 소재에서는 유독 이런 신데렐라 스토리가 많았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모두 회장님, 실장님이 평범한 소시민 여성과 진정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였다. 두 작품 모두 김은숙 작가의 예전 작품이다. 그녀도 이제는 도깨비와의 사랑이라든지 복수극을 다루며 더 이상 이러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쓰고 있지는 않는다. 우리에겐 이런 비현실적인 얘기는 더 이상 로맨틱하게 느껴지지 않는 정서가 생겨버렸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비현실적일 거면 판타지로 가버리자며 <무빙>과 같은 초능력을 행사한다든지 <오징어 게임>처럼 데스 게임을 구현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비현실적인 멜로가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특히 여주인공이 나는 그냥 사랑하는 남자 앞에 서서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말하는 just a girl 여자라고 말하는 장면은 사랑에 대한 순수함 그 자체였다. 신분, 상황을 모두 던져 버린 채 솔직함을 드러내는 순간의 그녀는 무척 사랑스러웠다. 나이를 먹어가며 이러한 솔직한 표현, 그리고 마음을 드러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오히려 그랬던 내 모습을 후회할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이런 솔직함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고, 창피하고 부끄러웠던 순간들마저 그저 보듬어 주기로 마음먹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때의 나도 노팅힐의 여주인공처럼 빛나는 모습이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