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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달콤한 악몽 끔찍한 나의 분신

by 나헤이 2023. 11. 8.

출처 다음 Daum 영화

 

도플갱어의 등장

투명 인간처럼 존재감도 없고, 숫기도 없는 사이먼은 음침하게도 건너편 마주 보이는 곳에 사는 같은 회사를 다니는 동료  한나를 망원경으로 훔쳐보는 떳떳하지 않은 모자란 인간이다. 그의 이런 자신감 없는 그러나 속을 알 수 없는 모습은 모두에게 호감을 사기에는 어렵고, 무시당하는 걸 당연시 여기며 하루하루를 다름없이 살아간다. 어느 날, 회사에 사이먼과 쌍둥이처럼 똑같은 외모의 매력적인 '분신' 제임스가 등장한다. 제임스는 사이먼의 단점을 모두 장점으로 바꾼 것만 같다. 흑과 백, 낮과 밤처럼 다른 두 사람. 제임스는 이내 사이먼의 삶에서 중요한 모든 것을 빼앗고, 사랑하는 여인인 한나와 회사에서도 설 곳이 없어진 그는 그의 정신까지 모두 빼앗아간 사이먼에 의해 현실과 망상 속에서 시달리게 된다.

 

세련된 연출

영화 <더블: 달콤한 악몽>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분신>을 각색한 것이다. 원작에서처럼 제임스의 등장이 나약한 사이먼의 망상과 피해의식을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객으로 하여금 세련된 영상미로 시각적으로 혼란을 준다.  자기 삶의 주인이 아닌 마치 이방인처럼 보이는 사이먼이 제임스의 등장으로 인해 불안정한 심리상태와 한 배우임에도 극단적으로 풍기는 아우라, 표정까지 다른 제시 아이젠버그의 연기는 난해하지만 계속 몰입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시니컬한 웨스 앤더슨이라는 칭송을 받은 감독 리처드 아요아데는 집착적으로 주인공의 심리를 연출하는데 특히 불빛을 잘 활용한다. 삼각 조명이 좌우로 흔들리며 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오른쪽 얼굴과 왼쪽의 얼굴에 조명이 번갈아 드리우며 양쪽 줄타기를 하며 불안하게 흔들리는 주인공을 보여주는가 하면 동일 인물이지만 다른 제임스와 사이먼을 상징한다. 

 

나의 단점을 지닌, 혹은 없는 또 다른 나

이 영화의 부제는 달콤한 악몽이다. The double 달콤한 악몽일까? 내 단점을 모두 극복한 인물이 내가 된다면 그것은 아주 달콤한 꿈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타인이라면 그것은 끔찍한 악몽일 것이다. 소설 <데미안>에서 나오듯이 알은 새의 세계이고, 파괴해야 하는 세계이다. 나의 단점, 이전의 나라는 세계는 다른 이가 밖에서 꺼내줄 수 없는 나만의 알이다. 나는 스스로 이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그래야 달콤한 무엇을 얻을 수 있으리라. 사람이 성장하는 때는 무엇을 얻었을 때가 아니라 무엇을 잃었을 때 그 사람은 비로소 다른 사람처럼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내 세계, 내 정신, 내 몸, 내 관계, 내 꿈 등이 좌절됐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이 결국 나에게는 힘이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문구가 있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가질 수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자. 산산조각이 나길 두려워하지 말자. 산산조각을 붙이면 가우디의 아트가 될 수 있다. 예쁜 조각이 난 부분을 둥글게 깎아 예쁜 조약돌을 만들자. 그 산산조각의 기억으로 성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