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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평범함이 상식으로 나아갈 때

by 나헤이 2025. 11. 30.

연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지난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가족과의 시간,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 그리고 지금 살아가고있는 우리의 모습까지 말입니다. 영화 변호인은 이런 연말 분위기와 놀라울 만큼 잘 어울립니다.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의 한줄평처럼 이 영화는 '누구(Who)의 이야기'가 아닌 '무엇(What)을 말하기 위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논란과 별점 테러를 넘어서 이 작품이 가진 본질적인 메시지를 세 가지 키워드로 간결하게 정리했습니다.

 

가족

변호인 포스터
변호인 포스터

변호인을 다시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가족'이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주인공 송우석(송강호)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현실적인 가장입니다. 그의 삶의 방향이 바뀌는 시작점은 언제나 가족과, 가족처럼 마음을 나눴던 이웃(국밥집 사장님)의 절박함이었습니다. 연말에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놓쳤던 가족과의 소박한 식사, 그리고 혈연을 넘은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를 되새기게 될 지도 모릅니다. 결국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한 가장의 선택을 통해, 우리가 지키려 했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묻는 영화입니다.

법정

이 영화의 핵심은 '법정'이라는 무대입니다. 변호인은 법이 정치적인 압력과 그 시대의 분위기에따라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시간이 지나도 긴장감을 잃지 않는 법정 장면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법의 공정성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송강호 배우가 모든 것을 걸고 절규하는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가란 국민입니다!"라는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입니다. 이 장면은 사적 이익을 쫓던 한 변호사가 상식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개인이 아닌 정의'를 위한 싸움 그자체를 보여줍니다.

용기가 만든 연대의 힘

변호인의 감동은 눈물을 자극하는 신파가 아닙니다. 이 감동은 '처음부터 영웅이 아니었던' 송우석이 두려움을 넘어 옳은 일을 선택하는 작은 용기에서 비롯됩니다. 사회적인 냉소 속에서,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느끼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큰 울림을 줍니다.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나아갈 때, 주변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며 거대한 벽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연말에 변호인을 다시 본다는 것은 단지 오래된 명작을 재감상하는 일이 아닙니다. 가족의 의미와 정의의 가치, 그리고 한 사람의 용기가 가진 힘을 다시 확인하는 일입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이 영화를 통해 우리의 다음 한 해를 조금 더 다르게 만들어갈 가능을 스스로 생각해 볼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올해가 아직 끝나기 전에, 변호인을 한 번 더 재생 목록에 올려두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