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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후기 상징·인물·결말

by 나헤이 2025. 11. 30.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 수가 없다>를 보고 왔습니다
여운이 강해서 집에 돌아와서도 영화 속에 나온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듣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영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생각하면서 검색을 하다가

결국 제가 직접 정리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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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의도

이번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박찬욱식 복수극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감독님이 찰리 채플린 <모던 타임스>를 떠올렸다고 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감독님은 슬픔과 웃음을 동시에 전달하면서 
그러한 감정의 충돌을 통해 현대인의 비겁함과 부조리를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솔직히 이시도는 성공했습니다 대성공입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웃음, 씁슬함 그리고 불편함이 반복되는 복합적인 감정의 레이어를 여러번 경험했습니다

마치 이 감정의 구조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떠올리게 합니다

 

캐릭터 분석

이병헌 배우가 연기한 만수라는 인물은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을 것같은 인물입니다

 

1. 콧수염 기르는 남자

 

만수는 일할 때만 콧수염을 기릅니다

이는 스스로에게 '나는 이 집의 가장이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라는 일종의 허상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전통적인 남성성의 상징입니다

 

 

2. 만수의 온실과 분재

 

만수가 가꾸는 온실과 분재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고 ‘통제 가능한 작은 우주’입니다
본인은 이를 통해 완벽한 삶을 시뮬레이션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 세계가 조금만 흔들려도 만수의 자아도 함께 무너집니다
그 불안이 분재를 부러뜨리는 장면으로 보여지고 결국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3. 세 명의 피해자 = 만수의 분신


만수가 죽이는 세 남자(이성민, 차승원, 박희순)는 모두 만수의 서로 다른 자아입니다

 

이성민은 원래의 만수

차승원은 사회적 역할,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만수

박희순은 감정이 드러나는 상태의 만수

 

이 분신들을 제거하는 과정은 자신을 파괴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분신을 죽여가며 그는 인간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영화 속 상징 해석

1) 어쩔수가 없다는 비겁함

 

감독님이 만수에게 극단적인 배경이나 사연을 부여하지 않은 이유는
이 영화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라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나는 나약해서 이렇게 된 거다”라는 나약함에서 비롯된 비겁함을 주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2) 빛 

만수와 염혜란은 빛이 비추면 고개를 돌립니다
이는 두 인물이 지금 진실을 감추고 있는 마주보기 싫은 사람들입니다

 

3) 언어 상실

만수는 손바닥에 적어야만 말을 할 수 있고, 딸은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해야만 말할 수 있습니다

둘 모누 자기 언어를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딸이 마지막에 첼로 연주를 드러내는 장면은 ‘자기 목소리’를 되찾는 순간입니다

반면 만수는 결국 자아를 잃게 됩니다

 

 

결말 해석

결말은 외형상 해피엔딩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가장 비극적인 형태입니다

 

만수는 가족과 다시 함께하게 되고, 새로운 직장을 얻으며 겉으로는 안정된 삶을 되찾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는 이는 위장된 안정입니다

감독은 원래 가족이 그를 두고 떠나는 컷을 마지막에 넣으려고 했다는 인터뷰했습니다

 

 

AI 소등 시스템이 만수의 사무실 불을 하나씩 꺼뜨리는 장면은

그가 맡은 자리마저 조만간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하는 상징입니다

 

결국 만수는 모든 걸 잃고, 자아가 사라진 ‘껍데기’ 상태로 끝납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진짜 비극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이병헌

 

이병헌 배우의 미묘한 감정 조절은 정말 정교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이 배우를 얼마나 세밀하게 활용하는지 명확하게 느꼈습니다

 

 


 

 

<기생충>이 계급구조를 보여줬다면,
<어쩔 수가 없다>는 인간의 본질적 비겁함을 정면으로 다루는 영화입니다

 

웃다가 불편함이 교차되고
공감과 분노가 반복되며

영화가 끝난 후에도 복합적인 감정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 별 다섯 개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