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칠드런 오브 맨: 탄생이라는 감동

by 나헤이 2023. 11. 3.

 

출처 다음 daum 영화

 

인류의 키 Key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은 디스토피아 설정의 SF 영화로 전 세계에서 폭동과 테러가 벌어지고, 무정부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영국에서 출발한다. 국가 유지가 유일한 나라인 영국은 각 나라에서 모여든 불법 이민자들이 넘쳐나고, 그들과 영국인들은 창살 하나를 두고 생활하게 된다.
어느 날 주인공 '테오'는 소중한 아이의 죽음으로 이혼하게 된 전 부인 '줄리안'의 연락을 받는다. 줄리안은 비밀 조직의 구성원으로 활동하는데 그에게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한다. 한 흑인 소녀를 안전하게 경호해서 목적지까지 이동시켜줄 것. 아들을 잃은 후 연락도 않던 부인의 요청은 새삼 놀라웠지만 그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준다. 소녀의 이름은 '키'. 그리고 얼마 뒤 그녀가 더 이상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이 죽은 세상의 'Key'임을 깨닫는다. 그녀는 몇십 년 만에 이 디스토피아에서 유일하게 기적적으로 임신한 여성이었다. 이제 테오는 키가 혼란한 상황을 피해 안전한 곳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사투를 다투며 일생일대의 임무를 수행한다.

 

작품의 우수성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은 2016년 개봉한 영화이다. 꽤 예전 영화임에도 이 영화를 인생 영화로 손꼽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영화, 디스토피아 세계관은 이제는 조금 식상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봤을 때 사실 충격을 먹었다. 카메라 워킹이라든지 미장센이라든지 감독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흡입력이 상당했다. 실제로 당시 촬영상을 수상했던 것처럼 신선한 촬영법이 눈에 띄는데 마치 게임 속 화면처럼 카메라에 피와 모래 먼지가 달라붙는다. 그리고 총성을 피해서 건물로 들어가는 주인공을 따라서 피와 먼지가 묻은 카메라가 따라간다. 그리고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는 우는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요즘에는 이런 연출이 색다르지 않지만, 당시에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전쟁영화보다 더 신선했다고 하니 알폰소 쿠아론 감동의 역작이라고 할만하다.

 

아이의 울음의 힘

 

갓 태어난 아이의 울음이란 사람에게 말로 설명하지 못할 기분을 준다.
영화에서도 프로젝트를 위해 정처 없이 이동하다가 머물게 된 더러운 침대에서 주먹구구로 태어난 키의 아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 나도 모르게 벅차올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물이 새어 나왔다. 그렇게 기구하고, 열악한 순간에서 피어나는 생명력은 마치 시멘트 건물에서 어떻게든 피어난 작은 새싹을 마주한 기분이다. 여기서도 자라난다고? 지금 이 순간에 이렇게 생명력 있게 자신의 탄생을 알린다고? 삶이라는 하나의 목적은 가히 애달프고, 아름다운 것이다.
이후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전쟁신에서도 찢어질 듯 울어젖히는 갓난 아기의 울음이 도무지 끊기지 않을 것 같던 총성과 총구를 한순간 일시정지하게 만든다.
군인, 일반인들은 모두 테오와 키가 소중히 품고 있는 갓난 아기를 마치 신을 마주한 것처럼 귀중하고, 기적적인 순간인 양 바라본다.

 

삶에 대한 집착

<칠드런 오브 맨>처럼 중국 작가 모옌의 책 <개구리>에서도 이런 극적인 감상이 있어서 함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당시 중국 국가 정책에 의한 그들이 말하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 억울하게 떠나보낸 몇 명이 아닌 무려 몇천 명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등장인물 모두 미치광이 같았던, 심지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작가마저 미치광이 이야기꾼이라고 느낄 정도의 출산과 아이 그리고 인물 각자의 무엇에 대한 열정적인 집착은 나에게 낯섦으로 다가온 기억이 있다. 섬뜩할 정도의 집착이었고, 무서울 정도였다. 책의 후반부 왜 이 책의 제목이 '개구리'인지 나오게 되는데 힘찬 갓난 아기의 울음이 옹기종기 모여 끝도 없이 울어대는 개구리의 울음과 교차되면서 시대적 배경으로 유명을 달리한 한이 서린 아이들의 터질듯한 울음소리가 주인공인 고모의 환영이 되어 나타나는 구절이 있는데 그 순간은 나 또한 그 순간 미쳐버릴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단순히 태어났으니까 사는 거고, 그러니까 죽는 거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하루하루 이렇게 건강히 내 팔과 두 다리로 살아있음에 감사한 날도 있다. 누군가가 바라던 삶이 나의 삶이라고 생각하면 매일에 감사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더 열심히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다.